코스피 두 번의 급락, 2022년과 2026년은 정말 같은 이야기일까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코스피 -28%(2022) vs -22%(2026), 같은 급락인데 이유는 완전히 다르다
"또 급락이야?"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2022년에도 코스피가 크게 흔들렸고, 지금 2026년에도 크게 흔들렸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둘을 같은 급락으로 묶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앙지도, 금리의 방향도, 시작하기 전 밸류에이션도 사실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두 하락장을 나란히 놓고 뭐가 같고 뭐가 다른지 짚어보겠습니다.
2022년, 전 세계가 같이 무너진 해
2022년 초 2,989까지 갔던 코스피는 9월 2,155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28% 빠졌습니다. 원인은 명확했습니다. 미국 연준이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p 인상)을 네 차례나 밟았고, 전 세계 증시가 동시에 무너졌습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대외 충격에 국내 신용경색까지 겹치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까지 치솟았고요. 한마디로 2022년은 "전 세계가 같이 무너진 해"였습니다.
2026년, 반도체와 중동에서 시작된 흔들림
이번엔 다릅니다. 6월 말 8,476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8월 12일 6,579로, 고점 대비 -22% 빠졌습니다. 발단은 7월 13일,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경쟁 위협과 SK하이닉스 실적 하향 조정 리포트가 겹치며 하루에 -8.95% 폭락한 사건이었습니다. 이후로도 매도 사이드카가 여러 차례 발동될 만큼 변동성이 극심했습니다. 여기에 8월 들어 미국-이란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급등,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까지 겹쳤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25bp 인상했는데, 이는 2023년 1월 이후 3년 반 만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이 3년 반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는 건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유가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2022년처럼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2022년처럼 전 세계 증시가 동시에 무너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이 기간에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죠. 국내 신용시장도 레고랜드 때와 달리 특별한 경색 조짐은 아직 없습니다. 충격의 범위 자체가 훨씬 국지적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22년의 반복은 아니라고 보는 이유
2022년은 "전 세계가 다 같이 아팠던 해"였고, 2026년은 "반도체 밸류에이션과 중동 유가라는 특정 변수에 흔들리는 해"에 가깝다고 저는 봅니다. 다만 원화는 2022년 강달러 충격 때와 정반대로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통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2022년보다 부담이 덜한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합의견
2022년과 2026년, 둘 다 코스피가 20% 넘게 빠졌다는 결과는 닮았지만 원인의 구조는 다르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2022년식 전면적 신용경색으로 번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유가발 인플레이션이 길어지고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이번에도 밸류에이션과 금리 부담이 동시에 짓누르는 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 판단은 오늘 시점의 데이터를 종합한 하나의 시각일 뿐이며, 유가·금리 흐름이 바뀌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견해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점, 꼭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 2022년 수치는 코스피 연중 고점(1월)·저점(9월) 기준이며, 2026년 수치는 6월 30일 고점과 8월 12일 종가 기준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6년 7월 회의 결정 기준이며, 국제유가·중동 정세는 8월 상순 기준으로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